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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트렌드 코리아 2024 - DRAGON EYES (드래곤 아이즈)

공기버스기사 2023. 12. 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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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밀리의 서재를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부터 시작해서 소설, 실용서 등 신간들도 많다. 평소에 들고 다니던 아이패드 하나로 여러권의 책을 들고 다니는 것과 다름이 없어 비행 다닐 때 가방 무게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오늘은 최근에 읽었던 책 중 하나인 '트렌드 코리아 2024'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매년 출간되는 책인듯 하나 이전에 발간된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차후에도 지속적으로 출간이 된다면 필수로 읽어봐야 되겠다.

2024년도는 청룡의 해라고 하는데 이를 이용해 내년의 핵심 트렌드가 될 내용들을 DRAGON EYES라는 단어로 10대 키워드가 탄생했다.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1.  Don't Waste a Single Second :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유튜브 슈카월드에서 2022년 일본 올해의 신조어에 관련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タイパ(Taipa, 타이파)라는 단어였는데, Time Performance를 일본식으로 줄여 표현한 단어로 우리말로 바꾸자면 '시성비'정도가 되겠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시성비 또한 따지게 되는 세상이 되었다. 부자도 빈자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시간이다. 초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조차 빠른 속도로 재생하거나 요약된 영상을 유튜브로 보는 세상이다.

 

2.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올해 가장 핫한 이슈중 하나는 ChatGPT이다. 이 AI로 인해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프롬프트'라고 한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답의 퀄리티는 천차만별이다. 질문은 인간으로 부터 시작하므로 이 인간의 역량의 중요성은 변치않을 것이다. 덕분에 요즘 인문학이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에 달려있다.

 

3.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 인간)

 

육각형 인간
육각형 인간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받는 사회는 끝인건가.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이란 의미로 '육각형 인간'이라는 단어가 나타났다. 게임을 할 때 캐릭터의 능력치가 도형으로 표시되는데 능력치에 따라 모양이 다양해 질 수 있다. 게임 진행률이 높아져서 엔딩에 가까워 졌을 때 모든 능력이 출중하거나, 에디터(?)를 사용해 만능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만화나 게임에서나 봤던 육각형 인간을 현실에서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항목도 있으니 닿을 수 없는 목표이다. 그래서 자조적으로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고 있다. 씁쓸한 내용이다.

 

4. Getting the Price Right :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일물일가. 한 가지 물건에는 하나의 가격만 존재한다. 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소비자 권장가격이라고 해서 거의 정해진 가격으로 물건을 샀다. 이제는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실시간 변수 측정해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세상이 되었다. 같은 물건이 플랫폼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같은 플랫폼에서도 개인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적용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최저가보다 최적가(?)가 중요해진다.

 

5.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도파민 도는 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태곳적부터 모든 사람들이 신나는 일을 찾아왔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다. 틱톡,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무의미한 일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자극적인 아이템들이 사람들 입에서 오르락 내리락한다. 공중부양 댄스라는 '슬릭백' 영상처럼 도파민 도는 아이템 하나면 평범한 중학생도 전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6. Not Like Old Daddies, Mille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예전 우리 아버지들에게 볼 수 없던 모습들이 나를 포함한 요즘 아빠들에게 보인다. 가사 노동과 육아참여도의 증가 등으로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했다. 권위적이고 과묵한 예전의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뀐 요즘 남편, 유치원 등하원을 책임지고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칼퇴근을 자처하는 요즘 아빠가 대세가 되었다. 이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7. Expanding Your Horizons : Spin-off Project (스핀오프 프로젝트)

 

스파이더맨 시리즈나 배트맨과 같은 영화에서나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의 개념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비교적 저예산과 발빠른 전략으로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 봄으로써 적은 실패부담을 안고 예상 밖의 대박을 기대한다. 개인들도 본업과 별개로 자신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본인의 역량을 키운다. 나도 코딩 공부를 해 보면서 앱 개발을 목표로 해 봤는데 이런 것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회사들은 겸업금지,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사회 트렌드가 바뀌어 가는 추세라 이런 규정들이 조만간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모르겠다.

 

8. You choose, I'll Follow :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뉴진스의 노래 중 하나인 디토(Ditto). "나도"라는 의미가 있다. 정보가 너무 많아 오히려 선택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실패의 두려움을 뜻하는 'FOBO(Fear of Better Option)'를 줄이기 위해 디토소비가 대세가 되었다. 내 가치관과 취향과 비슷한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똑같이 따라해 실패의 가능성을 줄여 최적의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나만 보더라도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내가 구독하는 유튜버의 리뷰를 꼼꼼히 살핀 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9.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 폴리탄)

 

0.7이하로 떨어진 출산율로 인구가 감소하고, 광역 교통이 발달하는 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 스타일을 구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거주지에 사는 것과 상관없이 해당 지역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거나 소비를 하는 '생활인구' 개념이 중요해졌다. 천만인구가 오래전에 무너진 서울은 소멸을 걱정하지 않는다. 매일 생활인구가 유입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주민수가 많지 않은 양양은 서핑 등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한 지역이 되었다. 각각의 도시가 각각의 정체성과 컨텐츠를 가져야만 소멸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소멸의 해법으로 리퀴드 폴리탄의 개념이 대두되었다.

 

10. Supporting One Another (돌봄경제)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공동체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봄으로써 인간은 생존하고 사회를 유지시켜왔다. 복지의 개념의 돌봄이 경제 개념으로 확대 되었다. 돌봄의 대상과 방법에 따라 '배려 돌봄', '정서 돌봄', '관계 돌봄'의 세 가지 측면으로 나뉘어진다. 혼자서는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의 신체적 어려움을 챙겨주는 돌봄이 배려 돌봄이다. 마음까지 세심하게 보듬는 돌봄이 정서 돌봄이다. 일방적으로 돕는게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돌봐주는 관계 돌봄이 있다.

맘시터 앱, 시니어용 웨어로봇등이 세상에 출현해 배려돌봄 경제를 형성한다. 현대사회에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정신과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많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어 많은 이들이 병원을 찾는다. '노치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이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외출했을 때 노인들이 보호센터라는 딱지가 붙은 봉고차를 타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이들이 주간에 가는 곳이 노인대상 주간 보호센터이고 이를 '노치원'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노인들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보호를 받고 나머지 가족들은 출근, 집안일, 여가 등 개인의 활동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우유를 배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우유 안부캠페인', 중고거래 장터 이상의 마을 커뮤니티를 목표로 하는 '당근',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의 아동을 보호하고 돌보는 CU편의점의 '아이CU' 등이 관계 돌봄의 예가 되겠다.

 

책의 내용을 두서없이 요약했다. 책을 직접 읽어보면 2024년의 핵심 트렌드가 될 내용들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