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야기

[책 리뷰]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공기버스기사 2024. 3. 11. 16:26
반응형

이 블로그의 술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듯이 요즘 술에 많은 관심이 생겨 위스키를 매일같이 마시고 있다. 원채 술을 안 마시다가 비행가는 날만 제외하고 마시고 있으니 건강에 우려가 생기고 있다.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는 위스키의 매력은 뭘까.

 

위스키 가격이 싸지 않으니 뭐 맨날 사서 마실 수는 없는 일이고, 궁금한 건 많아 알고 싶은 것들은 많아 방법을 찾아헤맸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MBC 일사에프(14F)의 '주락이 월드'를 띄워주길래 우연히 봤더니 딱 내취향의 채널이었다. 영상에 나오는 조승원 기자가 책도 출간한 작가이길래 기자가 쓴 책도 읽고싶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는 중이다.

 

 

 

책 표지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 표지

 

 

조승원 기자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버번 위스키를 뜨겁게 사랑하는 '술꾼' 기자. 1990년대 후반 경찰서를 출입하던 초년병 사건기자 시절에 처음 버번 위스키를 입에 댔다. 회식 때마다 마시던 폭탄주가 슬슬 지겨워질 무렵, 잭 다니엘스와 짐 빔, 메이커스 마크를 만나게 되면서 미국 위스키에 빠지고 만다. 그는 버번 위스키를 잔에 따를 때까지는 매우 차분하다. 하지만 한 모금 맛보고 나면 체면을 벗어던져버린다. 잔에 코를 깊숙이 들이박고 온갖 감탄사를 연발한다. 눈앞에 자기 위스키가 있는데도 옆자리 손님의 잔을 곁눈질하며 탐욕하기 일쑤다. 버번 한 잔을 마신 뒤엔 물 한 모금에 심호흡 세 번을 하는 특이한 버릇도 있다. 버번 위스키를 사랑하는 그는 언젠가 버번 향을 담은 향수가 출시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2010년 국가공인 자격증인 조주기능사를 취득했다. MBC 창사 50주년 다큐멘터리 〈술에 대하여>를 연출하고 극장판으로 제작해 감독이 되기도 한다. 2017년에는 술과 팝에 대한 에세이 『열정적 위로, 우아한 탐닉」을 출간했고, 이듬해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술을 주제로 『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라는 책을 썼다. MBC 보도국 디지털뉴스제작팀장이며, 추적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스트레이트> 진행을 맡고 있다.

주락이 월드 채널의 영상을 보다보면 작가의 지식에 감탄을 하게된다. 테이스팅을 할 때 표현은 둘째치고 영상에서 다루는 위스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면 정말 공부를 많이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약력에서처럼 버번위스키를 좋아한다고 해서 미국 버번위스키 양조장들을 방문해 관련 책을 내기도 했다. 

 

책의 주된 내용 

 

 

이 책은 스카치 위스키를 다루고 있는데, 책의 첫부분에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간략히 얘기하고 있다. 입사 이후 몇 달을 쉴 기회를 얻은 저자는 뭘 하면서 휴식기간을 보낼지 고민하다 스코틀랜드에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현지 증류소에서 디스틸러로 일하는 이세기씨와 함께 증류소들을 방문하고 왔는데 취재 과정은 너무나도 험난했다고 표현한다. 고된 일정으로 기력을 소진했는지 한 달을 넘는 시간을 아파하며 하루 한 끼만 식사하며 지낸 저자는 자신의 짧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어쨌든 글을 써야했던 저자는 힘들게 힘들게 글을 써내려갔다.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은 스페이사이드와 아일라 지역 증류소 26군데의 증류소를 취재한 기록을 다루고 있다. 26 곳의 증류소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 스페이사이드 >

 

  1. 글렌피딕
  2. 발베니
  3. 맥캘란
  4. 글렌파클라스
  5. 글렌알라키
  6. 탐듀
  7. 카듀
  8. 크래건모어
  9. 글렌리벳
  10. 탐나불린
  11. 글렌 그란트
  12. 스트라스아일라
  13. 올트모어
  14. 벤리악
  15. 벤로막
  16. 글렌 모레이
  17. 글렌버기

 

< 아일라 >

 

  1. 라프로익
  2. 라가불린
  3. 아드벡
  4. 보모어
  5. 브룩라디
  6. 킬호만
  7. 아드나호
  8. 부나하벤
  9. 쿨일라

 

책 내용은 증류소의 설립에 관한 이야기, 설립자, 특이한 이력 등을 다룬다. 증류소 투어 프로그램이나나 수입사의 협조로 방문한 증류소의 몰팅, 오크통 사용, 증류기, 증류방법, 발효, 숙성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보통 마지막 부분은 테이스팅룸에서 시음했던 위스키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은 위스키를 안 마셔야지 안 마셔야지 하면서 책을 읽는데, 읽다 보면 "아 궁금하다 궁금하다 마셔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샘솟고 차선책으로 "집에 사둔 위스키라도 마셔야지" 라며 어김없이 위스키를 한 잔 마시고야 만다.

 

책 속에 나오는 위스키가 궁금해서 데일리샷 앱에서 검색을 해 보다가 우리 동네에 리쿼샵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검색해 보니 매주 특가로 판매하는 주류도 있어 한 병 살 생각으로 방문해서 구경도 하고 구매도 하고 왔다. 충동구매의 성격도 있어서 특가 판매 중인 벤로막10년을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헤서 10% 추가할인 받은 가격으로 사 왔다. 득템만세!

 

본문 전 저자의 말 부분에서 말하기를 29개의 하일랜드 증류소를 더 방문했다는데 책 두께가 이미 상당해서인지 26곳만 다뤄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글렌모렌지, 달모어, 글렌드로낙 같은 증류소에 관해서도 알고 싶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책으로 내고 싶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겠다. 아까 사 둔 벤로막10년을 옆에 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얼른 마무리를 하고 한 잔 마셔봐얐다. 이 위스키는 과연 어떤 맛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