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야기

[내돈내산] 몰트맨에게 경의를 - 몽키숄더, 하이볼에 제격인 위스키

공기버스기사 2024. 3. 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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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생일에 와이프의 허락을 받아 후쿠오카에 당일치기를 다녀왔다. 가족여행으로 오사카에 갔을 때도 짬을 내 리쿼샵을 돌아다녔지만 원하는 위스키를 원하는 가격대에 구할 수 없었다. 위알못이 비싼 위스키를 마시는 건 솔로비행도 못 나간 사람한테 점보 제트기를 하늘로 띄우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입문하기에 적당한 위스키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발견한 위스키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몽키숄더 되시겠다.

 

몽키숄더 오리지널
몽키숄더 오리지널

 

 

기본정보

 

주종 :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 위스키 (몰트와 그레인을 섞어 제조한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님, 오로지 몰트로만 만들어 낸 위스키임)

 

생산 : 윌리엄 그랜트 앤 썬즈 (William Grant & Sons)

 

출시연도 : 2003년

 

도수(ABV) : 40%

 

"몽키 숄더"라는 위스키 브랜드 이름은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의 역사적인 용어에서 유래한다. 전통적인 위스키 생산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인부가 직접 몰트 건조장에 들어가 맥아를 뒤집는 과정을 고집한다. 이 맥아(몰트)를 삽으로 뒤집는 사람을 몰트맨이라고 한다. 몰트를 뒤집는 작업을 오래 지속한 몰트맨들은 어깨가 아래쪽으로 쳐지고 휘어지는 직업병을 얻는데, 이 휘어진 모습이 원숭이의 어깨를 닮았다고 해서 몽키숄더라고 불린다. 원숭이는 종종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해서 왠지 몽키숄더라는 이름도 비하의 어감이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비하하는 의미가 아니고, 위스키 제조 역사에서의 전통을 가진 몰트맨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위스키 브랜드명이 되었다.

 

최초의 몽키숄더는 스페이사이드의 유명 증류소인 발베니, 글렌디픽, 키닌뷰에서 숙성된 원액으로 만들어졌다. 병에 붙어있는 세 마리의 원숭이가 세 증류소를 상징한다고 한다. 지금은 다양한 증류소의 원액을 활용한다.

 

One of the 11 Best Blended Scotches to Drink in 2022

 

Liquor.com 에 몽키숄더를 검색해봤다. 여러 링크 중에 "the 11 Best Blended Scotches to Drink in 2022"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띄어 살펴봤다. 스크롤을 내리자마자 몽키숄더가 바로 튀어나왔다. 최우수격인 Best overall 위스키로 가장 상단에 몽키숄더가 위치해 있었다. 글에 따르면 모든 요소(맛, 가격, 가용성)를 고려해서 몽키 숄더가 시장에서 가장 좋은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로 선정했다고 한다.

 

더불어 2023년에는 단일 브랜드로서 조니워커(Johnnie Walker), 맥캘란(The Macallan)에 이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라고 한다.

 

구매

 

 

후쿠오카 샴드뱅에서 다른 위스키와 함께 구매해 면세가 3200엔에 구매해 왔다. (24년 2월 가격)

한국에서는 얼마나 하는지 확인차 데일리샷에서 검색해 보니 58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관검색어로 '몽키숄더 스모키 몽키'가 있어 확인해 보니 115000원으로 오리지널의 거의 2배 정도 가격이다. 후쿠오카 나카스에 위치한 알리크(ALLIQ)에서 오리지널은 못 보고 스모키 몽키는 있었는데 오리지널에 꽂혀서 스모키 몽키는 살 생각도 못했는데 후회되네. 다음에 발견하면 사서 마셔봐야 겠다.

 

 

 

맛있게 마시는 법 : 니트, 온더락, 하이볼

 

마시기 전
마시기 전

 

아로마 : 감초, 마멀레이드, 바닐라, 코코아

 

맛 : 꿀, 몰트, 베리, 정향

 

피니시 : 부드러운, 스파이시, 오크, 페퍼민트

 

위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몽키숄더를 개봉해 니트로 마셔봤다. 화~한 알콜 기운과 함께 달콤한 풍미가 느껴졌다. 위스키가 오묘한 게 물 한방울만 첨가되어도 또 다른 위스키가 된다는 점이다. 온더락으로도 마셔보니 깔끔함이 더해진다.

원래 몽키숄더를 산 목적은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것이었기 때문에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봤다. 집에 쟁여놓은 진저에일과 얼음을 섞어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보니 가쿠빈으로 만든 하이볼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가쿠빈으로 만든 하이볼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소주를 마시는 느낌이고, 몽키숄더로 만든 하이볼은 전통 소주를 마시는 느낌정도로 비교가 되었다. 하이볼을 만들 때 딱히 비율을 맞추지 않고 적당히 섞어서 마셨는데, 몽키숄더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진저 몽키" 레시피가 있어 공유를 하니 참고 부탁드린다.

 

재료 : 몽키숄더 오리지널 50ml, 진저에일 120 - 150ml, (오렌지 한 조각)



만드는 법

  1. 긴 잔에 얼음을 채웁니다.
  2. 몽키 숄더를 붓고 진저에일을 넣는다.
  3. 가볍게 저은 후 오렌지 조각으로 장식한다.
    참고) 진저에일의 탄산이 남아 있을 때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칵테일을 만들기 전에 오렌지 조각을 준비해 둔다.

 

오늘은 비행을 다녀와서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 먹었는데 "콜라보다 하이볼이지"란 생각이 들었다. 몽키숄더와 진저에일로 하이볼을 만들어 피자와 함께 먹으니 맛이 아주 좋았다. 대충 만들어 먹어도 맛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 알려주는 레시피 비율대로 마시면 더욱 맛있지 않을까 한다. ^^

 

 

와인도 좋아하지만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나 혼자인지라 한 병을 따면 다 마실 수가 없어 고민하다 보관이 용이한 위스키가 제격이라고 생각해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위스키의 매력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도 많은 위스키를 만나볼 생각을 하니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