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이야기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Fix(픽스)/Waypoint(웨이포인트) 이름들

공기버스기사 2023. 12. 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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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가 비행할 때 경로는 항행안전시설이나 Fix또는 Waypoint라고 불리우는 지점들로 연결되어 이뤄집니다. 항공로나 공항으로 입항 또는 공항에서 출항할 때 지나다니는 이 지점들은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름들은 규정에 의거해서 지어지게 됩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라는 연방항공청에서 규정하는 내용대로 만들어집니다. 

 

FAA
FAA

 

 

"FAA Order JO 7400.2 - Procedures for Handling Airspace Matters / General Procedures for Airspace Management/ Chapter 3. Aeronautical Information / Section 3. Naming of NAVAIDs, Aeronautical Facilities, and Fixes" 을 보게되면 Navaid(항행안전시설)과 Fix들의 이름을 짓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NAVAID인 경우 알파벳 3자리의 글자로 구성됩니다. 픽스, 웨이포인트, 마커 비컨, 컴파스 로케이터와 같은 경우는 알파벳 5자리의 글자로 이뤄지게 됩니다.

 

얼마 전에 라스베가스 비행을 다녀왔습니다. 라스베가스 공항으로 접근을 하면서 STAR(Standard Terminal Arrival Route)라고 하는 경로를 따라 비행을 했습니다. 공항마다 많은 갯수의 STAR들을 갖고 있는데, 라스베가스 공항에 존재하는 여러 STAR중 COKTL3 절차를 지시받아 공항에 접근했습니다. COKTL?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아시겠나요? 

 

 

COKTL 3 ARRIVAL
COKTL? TQILA?

 

 

정답은... cocktail. 칵테일입니다. 5글자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COKTL로 글자 수를 줄여놨습니다. 위 차트에 빨간 네모로 표시되어있는 픽스 중 'TQILA'도 있죠? 저 픽스는 TEQUILA(테킬라)라고 읽으면 됩니다. 저도 비행을 가서 관제사가 픽스 이름을 이야기 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NAVAID(항행안전시설)이나 FIX등의 이름은 해당 지역이나 근처의 항공 차트에 표시된 도시, 마을 또는 주요 지리적 랜드마크를 나타내야 합니다. 사용할 수 없거나 적합하지 않은 경우 지역 기념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지노의 도시이다 보니 술이 빠질 수가 없는지 칵테일, 테킬라 등의 이름을 사용했나 봅니다. BERBN은 아무래도 버번위스키의 버번이 아닐까합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출항할 때는 SID(Standard Instrument Departure)라고 불리는 표준 계기 출항 절차들 중 JOHKR 3를 지시받아 사용했습니다. JOHKR는 뭔가 유추하기 쉽지 않으신가요? 카지노의 도시에 JOHKR라는 알파벳문구. 조커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커
조커 3 디파쳐

 

 

이처럼 비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공항을 다니게 되고, 그 공항들로 접근 및 공항에서 출항하게 되면 많은 NAVAID나 픽스, 웨이포인트들을 지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독특한 이름의 픽스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비행을 배웠는데 울진 공항 쪽에서 ILS 어프로치를 할 때 IAF(Initial Approach FIx) 이름이 DAEGE(대게)였습니다. 울진은 대게가 유명하니 픽스 이름으로 대게를 썼습니다. 무안에는 ONION이란 FIX도 있었죠. 특산품이 양파라죠? 공항 절차들이 개정되면서 FIX들의 이름들도 변경되어 현재는 ONION과 같은 명칭은 사용되지 않습니다.

공항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이돌 그룹도 FIX명칭으로 쓰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룹 '소녀시대'가 한창 인기를 끌 당시였는지 그 이후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SOSHI', 'SUNNY', 'YOONA' 등의 이름을 읽다보면 "소녀시대가 차트에 들어가 있네?"라고 연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차트를 만든 사람이 소녀시대 팬이었나 봅니다.

 

하늘을 날다보면 신기한 현상을 만나기도 하고 평소에는 겪을 수 없는 일들도 경험하기도 합니다. 가끔씩 생각나는 일들이 있으면 블로그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