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이야기

항공기 SQUAWK CODE?

공기버스기사 2023. 10. 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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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모 항공사의 캐나다 벤쿠버행 항공기가 인천을 출발해서 비행하던 중 도쿄 동쪽 상공에서 SQUAWK CODE 7700을 발신했습니다. Flight Radar 24라는 항공기 추적 사이트의 특정항공기 정보창에 SQUAWK CODE '7700'이 발신된 것으로 나와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습니다. 실제로 발신되었던 건지는 알 수 없으나 항공사에 따르면 정상 운항 중이라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회사 측에서도 인터넷에서 너무 화제가 되어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나봅니다. 실제로 항공기는 정상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안전하게 도착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SQ7700
그림 중간을 보시면 빨간바탕에 흰 글씨로 7700이 있습니다.

 

SQUAWK이 뭔가요?

"SQUAWK"이란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새가) 꽥꽥 울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2차 세계 대전 중 피아 식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종사들이 레이더 운영자에게 자신의 신원을 알리기 위해 특정 코드를 "SQUAWK"했다고 합니다.

현재 항공에서 SQUAWK이라는 단어는 레이더 화면 상에서 관제사가 항공기를 식별하기 위해 부여하는 4자리 숫자의 코드를 뜻합니다. 이 코드는 각각의 자리마다 0에서 7까지의 숫자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면, 2606과 같은 방식으로 부여됩니다. 이론상 8^4=4096개의 코드가 존재합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코드

이 4096개의 코드 중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코드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코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위의 사례와 같이 '7700'의 경우 Emeregency 상황을 뜻합니다. 항공기가 비상사태에 닥친 경우 조종사는 관제사에게 Mayday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추가적으로 Transponder라는 레이더 관련 시스템에 셋팅된 SQUAWK CODE를 7700으로 변경시켜 줍니다. 제가 타고있는 항공기는 여압 상실로 인해 조종사가 의식 상실이 되어도 안전고도 까지 자동으로 강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 항공기에서 자동적으로 Squawk code를 7700으로 변경시켜주는 좋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7500'이라는 코드도 있는데, 이 숫자는 항공기가 피랍(납치)된 경우에 설정하게 되어있습니다. '7600'은 통신두절의 경우에 설정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세 가지 코드들은 조종사라면  무조건 알고있는 코드들입니다. 다른 코드들도 있지만 중요성은 이 세가지를 이길 수 없죠.

예전에 탔던 항공기 중에 Squawk code를 버튼을 돌리는 방식으로 셋팅하는 항공기가 있었는데, 버튼을 돌릴 때 일시적으로라도 7500, 7600, 7700과 같은 숫자로 셋팅되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실수로 잠깐이라도 셋팅한 경우에는 안 좋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타는 항공기는 스마트폰이나 계산기처럼 숫자를 하나하나 눌러서 입력하는 방식이라 실수할 여지가 줄어들어 신경을 덜 씁니다.

 

일반적인 비행 시의 SQUAWK CODE

민항에서의 비행은 계기비행규칙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항공기가 출발하기 위해서는 관제기관으로 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허가를 받을 때 포함되는 사항 중 하나가 SQUAWK CODE 입니다. 부여받은 코드를 셋팅한 후 항공기가 출발하게 되고 관제사의 지시가 없는 한 부여받은 코드를 목적지까지 유지하면서 비행하게 됩니다.

 

항공산업에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합니다. 비행을 처음 배웠을 때부터 업으로서 하고있는 지금까지 나눌거리가 많습니다. 차후에도 항공과 관련된 내용으로 글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