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 눈길을 끄는 기사를 발견했다. 「마감 시간 20초 남기고 김포공항 착륙한 비행기…'환호성'」이라는 기사였다. 어떤 내용일지 상상이 갔지만 클릭 할 수밖에 없는 제목이라 기사를 읽어봤다.
기사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제주발 김포행 여객기가 김포공항 이착륙 제한 시간으로 방향을 인천공항으로 틀 뻔했으나 제한 시간을 아슬아슬하게 남겨두고 본래 목적지인 김포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여객기가 인천이 아닌 김포에 무사히 착륙하자 타고 있던 승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6일 제주방송에 따르면, 5일 밤 10시 59분경 김포국제공항에 착륙한 아시아나 항공 OZ8996편에서는 승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 중략 >
이 항공기와 비슷한 시각에 출발한 다른 항공사의 항공기는 결국 인천으로 회항한 것으로 전했다.
이 씨는 "비행 내내 마음을 졸였는데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할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승객도 승객이고 비행 내내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고생했을 기장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고 전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출처 : https://www.ytn.co.kr/_ln/0103_202311061545016072
소형기를 탔을 당시 김포-제주를 왕복하는 국내선 비행을 할 때면 딜레이는 일상다반사였다. 그라운드 타임도 짧은데다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복잡한 노선인 김포-제주 노선은 트래픽량도 상상초월이다. 고속버스 배차간격보다 더 촘촘하게 비행편이 배정되어 있어 몇 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이 딜레이가 계속 누적이 되고 밤 10시가 가까워 올 때면 마음이 조마조마해졌었다. 그 이유는 바로 김포공항에 존재하는 '커퓨타임(Curfew Time)'때문이다.
'커퓨타임'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통금시간'이 된다. 공항에 왠 통금시간이 있을까? 대부분의 이유는 공항이 도심과 인접한 경우 소음 등의 원인으로 야간 이착륙을 제한하기 위해 운영시간을 정해놓기 때문이다. 커퓨 타임 동안에는 비상상황을 선포한 항공기 외에는 착륙할 수 없다.
김포공항의 경우 커퓨타임은 23시부터 다음날 06시까지다. 아래 그림의 Remark에서 볼 수 있듯 소음 감소 때문에 커퓨타임동안에는 이착륙이 금지되어 있다.
출발이 지체되어 누가봐도 11시까지 김포공항에 착륙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출발 전부터 비행계획을 김포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작성해서 비행하게 된다. 착륙시간이 애매한 경우에는 일단 김포로 비행을 계속하게 된다. 이륙 후 비행을 하면서 관제사로부터 김포 착륙 예정시간을 질문받아 도착시간이 1분이라도 늦는 경우는 지체없이 비행경로를 인천공항으로 변경하여 비행하게 된다. 그리고 착륙 예정시간이 11시 이내인 경우에는 김포공항으로 비행을 계속해서 항로에서 접근 관제구역으로 넘어가고 다시 착륙시간을 확인해서 김포 또는 인천으로 접근을 하게 된다. 이 때에도 착륙시간에 따라 도착 공항이 정해진다. 위의 뉴스와 같이 20초를 남기고 김포공항에 접근한 경우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운이 좋았던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승객의 입장에서 김포공항으로 예매를 했는데 인천공항에 비행기가 내려 귀가하게 되면 난감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조종사의 입장에서 봐도 김포공항에서 퇴근하는 편이 좋지 인천공항으로 가고싶어서 간 것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국내 공항 중 커퓨타임 적용을 받지 않는 공항은 인천, 제주, 청주, 무안 공항정도가 있다. 이 떄문에 인천이 목적지인데 새벽 6시 전에 도착하는 항공기들은 기상 등의 이유로 인천에 착륙하지 못해 회항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커퓨타임이 없는 제주나 청주 공항으로 착륙하게 된다.
새벽에 동남아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들의 경우에는 새벽 6시 전에 김해공항에 착륙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찍 도착하더라도 김해 근방에서 대기를 하다 순번대로 접근하여 착륙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다.
커퓨타임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공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쿄 나리타, 후쿠오카 등등 많은 공항에 커퓨타임이 존재한다. 소음에 민감한 지역이 많이 있는 공항에는 커퓨타임 이외에도 소음측정장비등을 공항 근방 입출항 경로에 설치하여 지시받은 경로나 고도를 지키지 않는 경우 경위서를 요구하거나 페널티를 부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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