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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의 자격유지는 어떻게 할까?

공기버스기사 2023. 10. 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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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국내 한 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종사로 계속 비행을 하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고난(?)들이 있습니다.

조종사가 자격유지를 하기 위해서 겪는 일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자격 유지에 대한 내용만 언급하겠습니다.

 

1. 신체검사

   

조종사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화이트카드라고 불리는 '항공신체검사증명'을 소지해야 합니다.

화이트카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말 그대로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화이트카드
항공신체검사증명(화이트카드)

이 조종사들은 사업용조종사 또는 운송용조종사 면장을 갖춰야 하는데, 이 면장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1종 화이트카드가 필요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사내에 항공전문의사가 있어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매년 1회의 신체검사를 통해 화이트카드를 갱신합니다. 그 외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국내 항공전문의사에게서 신체검사를 받은 후 화이트카드를 갱신받습니다.

 

2. 정기 훈련 및 심사

 

정기훈련 및 심사는 SIM 훈련 및 심사와 정기 노선심사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SIM(심)은 SIMULATOR(시뮬레이터)의 줄임말이고 법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모의비행장치를 일컫는 말입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깡통이라고도 부릅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을 경우 6개월 주기로 두 차례의 SIM 훈련 및 심사를 받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6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기종별 지상학술수업 및 시험을 치른 후 심 훈련 및 심사를 받습니다.

기종별 지상학술수업 및 시험은 하루동안 참석하고, 심 훈련 및 심사는 이틀에 걸쳐 진행됩니다.

심 훈련 및 심사는 브리핑 등을 제외하고 1일당 4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본인의 특수운항자격이 있을 경우 심사를 통해 이 또한 갱신하게 됩니다.

시뮬레이터
A320 시뮬레이터 외관

정기노선심사는 흔히 Route Check(루트첵)이라는 용어로 주로 언급되는데, 매년 1회 주기로 심사를 받습니다.

여객기나 화물기를 운항할 때 배정받은 심사스케줄에 따라 실제 항공기를 운항하면서 절차나 규정에 따라 안전하게 운항하는지 여부를 테스트 받습니다.

 

매년 전반기에는 CBT 라는 사이버캠퍼스(?)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릅니다. 위험물 관련 교육이나 항공 보안 등 여러가지 과목이 있습니다.

또, 본인이 타는 기종과 상관없이 매년 후반기에 공통학술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는 날도 있습니다.

 

3.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EPTA)

 

국외운항을 하는 항공기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EPTA라고 부르는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이 필요합니다.

이 자격은 1~6등급으로 나뉘는데, 운항을 위해서는 4등급 이상을 갖춰야 합니다.

4등급은 3년, 5등급은 6년, 6등급은 영구적으로 유효하기 때문에 본인의 소지 등급에 따라 시험을 치른 후 등급 갱신이 필요합니다.

 

4. 이착륙 심

 

최근 이착륙 경험이라고 해서 90일 동안 3회 이상의 이륙 & 착륙 요구량(야간 이착륙 포함)을 유지해야 하는데, 대형기 조종사(특히, 부기장)의 경우 착륙 횟수를 채우기가 힘들어 시뮬레이터 훈련을 통해서 자격 유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로나19시기에 항공기 운항편수가 급감한 시기에 이 훈련을 받는 조종사 숫자가 급증했었습니다.

 

5. 음주검사

 

조종사의 경우 일반 자동차 운전자보다 엄격한 음주 규정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3% 미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매 비행을 위해 출근했을 떄 또는 불시에 음주측정을 받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감염방지를 위해 중지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재개되었습니다.

 

이외에도 교관이나 심사관 자격소지자, RNP AR(산악지형이나 복잡한 지형등의 이유로 설정된 출항/접근 절차)와 같은 특수운항자격이 있는 조종사는 별도로 추가 훈련이나 심사를 받습니다.

 

위의 언급드린 내용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격 정지 또는 취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조종사들은 자격 유지를 위해 신체 관리나 지식, 기량, 경험 유지 및 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나 대중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여유있는 조종사의 모습은 수면아래에서 열심히 발을 차는 수면 위 백조와 비슷합니다.